우주

군사 위성 발사와 우주 쓰레기: 국방의 이름 아래 감춰진 책임 회피

my-dreams2025 2025. 4. 21. 19:20

1. 감춰진 진실, 군사 위성과 우주 쓰레기의 연결고리

군사 위성은 자국의 안보를 위한 정당한 수단으로 포장되곤 한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인류 전체가 직면한 또 다른 위기가 숨어 있다. 바로 우주 쓰레기의 급증이다. 2020년 이후, 세계 주요 국가들은 경쟁적으로 군사 위성을 쏘아 올리고 있다. 이들은 감시, 정찰, 통신, 정밀 타격 유도 등 다양한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되며 국가 안보의 핵심 요소로 여겨진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위성들이 대부분 고장 나거나 임무를 마친 후에도 궤도에 남아 '우주 쓰레기'가 된다는 점이다.

우주 쓰레기는 크기와 관계없이 위험 요소다. 1cm 이하의 파편조차 초고속으로 비행하며 운용 중인 위성이나 우주선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힐 수 있다. 더욱이, 군사 위성은 민간 위성보다 기술적으로 더 복잡하고, 파괴되었을 때 생성되는 파편 수도 많다. 그러나 군사 위성 발사는 그 성격상 비밀리에 진행되며, 관련 정보가 공개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국제사회는 위협을 정확히 인식하거나 조처를 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이처럼 군사 위성과 우주 쓰레기 문제는 단순한 기술적 문제를 넘어, 책임의 영역으로 논의되어야 한다.


 

군사 위성 발사와 우주 쓰레기: 국방의 이름 아래 감춰진 책임 회피

 

 

2. 국방의 이름 아래 이루어지는 ‘우주 무책임’

 

전 세계가 기후 변화와 지속 가능한 지구를 위한 환경적 책임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우주’라는 공간에서는 그 책임이 유독 희미하다. 특히 군사 분야에서는 '안보'라는 명분 아래 대부분의 활동이 정당화된다. 예산이 투입되고, 기술이 동원되며, 심지어 국제법의 경계까지 흐려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국가들은 군사 위성의 발사 계획을 공개하지 않거나, 우주 궤도에서의 행동을 문서화하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러한 무책임은 단순히 정책적 문제를 넘어서, 국제사회 전체의 우주 자산에 영향을 끼친다. 실제로 2007년 중국의 ASAT(위성요격 무기) 실험은 수천 개의 파편을 만들어내어 수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궤도 위에서 위협으로 남아 있다. 문제는 이러한 실험이 국제사회의 제재나 규제 없이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이처럼 군사적 목적의 우주 활동이 책임의 사각지대에서 이루어지는 것은 향후 더 큰 재난을 부를 가능성이 높다. 우주는 모두의 자산이며, 그 공간에서의 무책임은 결국 지구 전체의 위험으로 되돌아올 수밖에 없다.


3. 우주 조약의 빈틈과 책임 회피의 구조화

현재까지 존재하는 대표적인 우주 관련 국제조약인 1967년 ‘우주조약(Outer Space Treaty)’은 민간과 군사 활동을 명확히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 핵무기 및 대량파괴 무기의 배치는 금지하고 있지만, 군사 위성 자체의 배치나 파괴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규제가 없다. 이 허점을 이용해 국가들은 각자 자국의 안보를 이유로 군사 위성의 수를 늘리고 있으며, 우주 쓰레기를 발생시켜도 법적으로 책임을 지지 않는다.

게다가 국제 사회에서의 ‘책임’은 대부분 사건이 발생한 이후에 논의된다. 즉, 예방보다는 사후 대응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군사 위성이 충돌을 일으키거나 우주 쓰레기가 다른 국가의 인공위성에 손상을 입힌 경우에도, 책임 소재를 가리기 위한 국제적 절차는 복잡하고 비효율적이다. 이 과정에서 ‘고의가 없었다’, ‘전쟁 행위가 아니었다’는 이유로 면책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국가들이 책임을 회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장하며, 결국 우주 환경의 악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4. 군사 위성 시대,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

이제는 단순히 군사 위성을 발사할 수 있는 기술력이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국방력의 척도가 되어서는 안 된다. 지속 가능한 안보를 위해서는 기술과 윤리가 함께 작동해야 하며, 우주에서의 활동 역시 그러한 기준을 따라야 한다. 특히, 군사 위성의 궤도 이탈 후 처리 방안이나 파편 발생 시 시뮬레이션 및 회수 기술을 의무화하는 국제 규범이 필요하다. 더불어 위성 발사 전에는 국제 공동 등록제를 도입하고, 추적할 수 있는 고유 식별 시스템을 부여하는 등의 투명성이 요구된다.

또한 시민 사회와 과학자들의 역할도 중요하다. 기술적 분석과 경고는 국제사회가 문제를 직시하고 행동하도록 만드는 데 필수적인 요소다. 언론 역시 군사 위성의 ‘빛’만 조명하는 것이 아니라, 그 그림자도 조명해야 한다. 안보는 단지 한 국가의 문제가 아니라, 지구 전체의 지속 가능성과 직결되는 문제다. 따라서 우리는 지금, 국방이라는 이름 아래 감춰진 책임 회피를 정면으로 마주 보고 새로운 기준을 세워야 한다. 우주는 더 이상 무한한 자원이 아니며, 그 보호는 선택이 아닌 의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