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위성 충돌로 인한 피해의 도의적 책임 의도치 않은 피해는 누가 감당해야 하는가

my-dreams2025 2025. 4. 20. 19:00

예기치 못한 충돌, 예상할 수 있는 책임

위성 충돌은 과거에는 극히 드문 사건으로 여겨졌지만, 오늘날에는 현실적인 위험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지구 궤도에는 수천 개의 인공위성과 잔해들이 떠다니며, 각국과 민간 기업의 발사가 지속되면서 그 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복잡한 궤도 환경 속에서 위성 간의 충돌은 점점 더 피할 수 없는 미래의 일상적인 사건으로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충돌이 실제로 발생했을 때, 피해의 규모는 상상을 초월할 수 있으며, 그 책임 소재는 쉽게 규명되지 않는다. 과연 의도치 않은 충돌이 발생했을 경우, 누가 책임을 지고 어떻게 보상해야 하는가? 이는 단순한 기술적 문제를 넘어서, 도의적 책임과 윤리의 경계를 묻는 중대한 과제가 된다.

기술이 아무리 정밀해도, 인간은 여전히 자연과 확률 앞에서 완벽하지 않다. 그런데도 인공위성은 점점 더 상업적이고, 전략적인 목적으로 운용되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오작동이나 예기치 못한 충돌조차도 수많은 이해관계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현실적인 사건이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고의가 아니었으므로 책임이 없다’는 입장은 윤리적 회피에 지나지 않으며, 국제사회는 이 문제에 대해 도의적 책임의 기준을 새롭게 정립해야 할 시점이다.


 

위성 충돌로 인한 피해의 도의적 책임 의도치 않은 피해는 누가 감당해야 하는가

 

 

책임은 사고가 아니라 대비에 따라 나뉜다

 

‘의도치 않은 충돌’이라고 해서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 윤리적으로 볼 때, 책임은 사고 그 자체보다는 그 사고를 얼마나 예방하려 했는지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 예를 들어, 충돌을 막기 위한 경고 시스템을 구축하고, 위성 간 궤도 공유 정보를 실시간으로 교환하며, 우주 쓰레기 회피 기동을 충분히 계획했는지 여부가 책임 판단의 중요한 기준이 된다. 만약 이러한 기본적 조치조차 하지 않았다면, 고의성이 없더라도 그 주체는 도의적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오늘날의 기술은 많은 위성 충돌을 예측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해 있다. 우주 감시 시스템과 궤도 데이터의 정밀도는 높아졌고, 충돌 확률이 높은 경우에는 사전에 회피 기동도 가능하다. 그런데도 충돌이 발생한다면, 이는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예방을 위한 노력의 부족’이라는 구조적 문제일 수 있다. 그렇다면 도의적 책임은 자연스럽게 사고를 방치한 주체에게 돌아가야 하며, 이는 우주 개발 과정에서의 ‘태도’와 ‘준비’에 따라 평가되어야 한다. 윤리는 단지 결과에 따라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그 결과를 피하기 위한 노력의 유무에 따라 더욱 정당성을 갖는다.


국가 간 책임 분담, 현실과 이상 사이의 간극

국제 사회는 우주 활동의 책임에 대해 몇 가지 법적 장치를 마련해 왔다. 대표적인 것이 1972년 채택된 ‘우주 책임 협약(Convention on International Liability for Damage Caused by Space Objects)’이다. 이 협약에 따르면, 한 국가가 쏘아 올린 우주 물체가 타국에 피해를 줄 경우, 발사 국가는 절대적 책임(strict liability)을 진다. 그러나 이 협약이 실질적으로 작동한 사례는 거의 없으며, 민간 기업의 발사가 늘어난 현재 상황에선 적용이 더욱 모호해지고 있다. 예컨대, 미국 내에서 발사된 SpaceX 위성이 일본 위성과 충돌했을 경우, 도의적 책임은 미국 정부에 있을까, 아니면 SpaceX에 있을까?

게다가 위성 충돌은 종종 다국적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복잡한 사건으로 나타난다. 여러 국가의 기업이 공동으로 투자한 위성, 협정에 따라 운용되는 국제기구 소속 위성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런 경우, 법적 책임은 명확하지 않고, 윤리적 책임 역시 서로 떠넘기기 식으로 흘러갈 위험이 있다. 이럴 때일수록 중요한 것은 사전적 협약과 윤리 기준의 명확화다. 미리 도의적 책임을 기준 삼아 행동하고 준비한다면, 실제 충돌 발생 시에도 국제적 신뢰를 잃지 않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도의적 책임이 기술보다 앞서야 할 때

기술이 아무리 진보해도, 윤리적 기준이 그 기술보다 뒤처진다면, 결국 우리는 또 다른 위기를 맞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인류는 기술의 발전을 긍정적인 결과로 받아들였지만, 그로 인한 부작용은 늘 뒷북 대응으로 해결해 왔다. 위성 충돌이라는 새로운 문제는 기술과 윤리 사이의 균형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이제는 단순히 법적 책임의 유무만을 따질 것이 아니라, 그 책임을 감당하려는 태도와 준비가 도의적으로 평가받아야 할 시점이다.

사의가 없는 사고일수록, 도의적 책임은 더욱 중요하다. 아무도 고의로 충돌을 일으키지 않았더라도, 그 충돌이 누군가의 생계, 연구, 국가 안보에 영향을 미쳤다면, 그것은 단순한 기계적 고장이 아니라 인간 사회에 영향을 끼친 사건이다. 그리고 그러한 사건에는 반드시 윤리적 시선이 함께 따라야 한다. 우주는 모두의 공간이며, 그 공간에서 발생한 문제에 대한 책임도 공동의 관점에서 논의되어야 한다. 따라서 의도치 않은 충돌이라 하더라도, 그 피해를 줄이기 위한 사전 노력이 없었다면, 그 주체는 반드시 도의적 책임을 져야 한다. 이것이 바로 미래 우주 시대에 필요한 윤리의 기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