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시뮬레이션이 보여주는 가장 위험한 궤도 구역은?

my-dreams2025 2025. 5. 18. 17:17

1. 우주는 비어있지 않다: 시뮬레이션으로 드러난 충돌 위험

우주 공간은 일반적으로 광활하고 텅 빈 곳이라는 이미지로 그려지지만, 실제 위성 시뮬레이션에서는 매우 다른 결과를 보여준다. 특히 궤도 군집이 높은 구역은 이미 ‘우주 차량 정체 구간’이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포화 상태에 가깝다. 시뮬레이션은 이러한 혼잡 지역을 실시간으로 추적하며, 충돌 확률이 높은 구역을 색상으로 시각화하거나 수치상으로 분석해 낸다. 위성 운영자들은 이 시뮬레이션 데이터를 통해 사전에 궤도 회피 기동 여부를 결정하며, 충돌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는 시간대나 위치 정보를 기반으로 위성 운영 일정을 조정한다. 우주 환경에서 시뮬레이션은 단순한 보조도구가 아니라, 생존과도 같은 역할을 수행한다. 고도에 따라 공간 밀도가 극명하게 차이 나며, 특정 고도 구간은 지속해서 충돌 위험이 누적되는 ‘고위험 궤도’로 간주한다. 이 글에서는 시뮬레이션이 경고하는 가장 위험한 궤도 구역들이 어디인지, 그리고 그 이유는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시뮬레이션이 보여주는 가장 위험한 궤도 구역은?

 

 

2. 저궤도(LEO): 우주 쓰레기가 가장 많이 밀집된 영역

 

위성 시뮬레이션에서 가장 위험한 구간으로 지목되는 대표적인 궤도는 고도 약 700km~1,000km 사이의 저궤도(LEO) 영역이다. 이 구간은 실시간 궤도 분석 시뮬레이션에서 충돌 위험 점수가 높게 측정되는 지역 중 하나이며, 이유는 단순하다. 이 고도는 지구 관측, 통신, 군사 정찰 등 다양한 임무에 최적화된 높이로 알려져 수많은 위성이 동시에 이 영역에 집중되어 있다. 특히 스타링크, 원웹 등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이 대규모 위성 군집을 이 고도에 배치하면서 상황은 더욱 복잡해졌다. 이 외에도, 이 고도에는 이미 수십 년간 발사된 인공위성의 궤적 잔재들이 다수 존재하며, 운용 종료 후 제어되지 않는 상태로 떠돌고 있는 '데브리' 역시 밀집되어 있다. 시뮬레이션은 이러한 수많은 위성 조각의 속도와 방향을 추적하면서 충돌 시나리오를 수천 가지로 예측하며, 이 지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 충돌 시 연쇄 충돌 가능성도 함께 계산된다. 이른바 '케슬러 증후군(Kessler Syndrome)'의 발생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역이 바로 이 구간이다.


3. 극궤도와 태양동기궤도: 충돌 빈도가 높아지는 구간

극지방을 지나는 위성 궤도인 극궤도(Polar Orbit)와 태양동기궤도(SSO, Sun-Synchronous Orbit)는 충돌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고위험 구간으로 시뮬레이션에서 자주 표시된다. 이 두 궤도는 위성이 지구를 남북 방향으로 통과하기 때문에, 다수의 위성이 동일한 경로를 반복적으로 통과하게 되는 구조를 가진다. 특히 태양동기궤도는 하루 중 동일한 시간대에 동일한 지역을 관측할 수 있는 특성 덕분에 지구 관측 위성의 표준 궤도로 활용되고 있다. NASA, ESA, 일본 JAXA, 한국의 천리안 및 차세대 중형위성까지 다양한 국가와 민간 위성이 이 궤도에 집중되어 있다. 시뮬레이션 도구는 이러한 구조적 집중도를 반영하여, 특정 시간대와 고도에서 위성들이 서로 교차하거나 근접 비행하는 상황을 반복적으로 경고한다. 또한 이 궤도에서는 지구 대기권의 미세한 저항으로 인해 궤도 고도가 서서히 낮아지는 경향이 있으며, 이에 따라 예측하지 못한 교차와 접촉 가능성도 존재한다. 위성 운영자들은 SSO 구간에서 특히 궤도 조정 전략을 정밀하게 설계해야 하며, 시뮬레이션 없이는 안전 운용이 불가능하다.


4. 고 궤도(GEO): 겉보기에는 안정적이지만 긴장해야 할 공간

정지궤도(GEO)는 지상에서 볼 때 위성이 항상 같은 위치에 떠 있는 궤도이기 때문에 비교적 ‘안전한’ 공간으로 오해받기 쉽다. 하지만 시뮬레이션 분석 결과, 이 고도 역시 고유의 위험 요소를 내포하고 있다. GEO는 고도 약 35,786km에 위치하며, 통신 위성, 기상 위성, 방송 위성이 대부분 이 구간에 배치된다. 이 구역의 특징은 제한된 궤도 슬롯이다. 위성은 동일한 고도에서 동일한 속도로 회전해야 하므로 실질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위치가 제한된다. 이에 따라 국가별로 지정된 GEO 슬롯은 혼잡해지고, 이웃 국가의 위성 간 간섭이나 접근 문제도 자주 발생한다. 시뮬레이션은 특히 새로운 위성을 투입하거나, 기존 위성이 수명을 다해 폐기 궤도로 이동할 때 접촉 또는 간섭 위험을 예측하는 데 활용된다. 또한 GEO에서는 위성 추진 연료가 모두 소진된 ‘유령 위성’들이 여전히 떠돌고 있으며, 이들이 예측 불가능한 궤도 이동을 보이기도 한다. 시뮬레이션 없이 이러한 비활성 위성과의 충돌을 예측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따라서 GEO 역시 실시간 시뮬레이션을 통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한 고위험 구간에 포함된다.